취업이고 나발이고 먼저 몸부터 챙기자. -_- by 바람


예전에 군대에서 사격할 때 총소리 때문에 귀를 다친 적이 있다.
큰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일시적으로 "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정상이지만,
이것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면 이명이라고 한다.
내가 이명에 걸릴 줄은 몰랐지만, 이미 일은 벌어지고 난 뒤였다.
군의관은 난치성 증상이니 알아서 적응하고 살라고 했다.

그 때 내가 느꼈던 상실감은 엄청났다.
앞으로는 조용한 방에 혼자 있더라도 평생 고요함, 적막함 따위를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대체 내가 왜? 특별히 귀가 아픈 것도 아니었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질병이 찾아온 것일까? 대체 왜?
진짜 x같은 세상이네, 더러운 팔자다 정말..
이렇게 그냥 세상을 원망할 뿐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 귀는 한 순간에 망가진 것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이어폰을 꼽고 살았고 볼륨은 언제나 최고치였다.
스트레스 해소를 귀에다가 풀어버린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즐겨듣는 장르는 락, 메탈 등등
귀가 고통스러워 할 만한 음악들이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꽹과리를 치면서 알게 모르게 귀가 혹사되었지 싶다.
돌이켜보면 그 때도 일시적으로 2~3일 씩 이명증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귀는 조금씩.. 서서히 망가져 오다가
사격을 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된 것일 뿐이었다.
결국 내 건강을 돌보지 못한 나의 책임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부터 지속된 취업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 수면부족으로 생긴 병.
큰 병은 아니지만 더 늦었으면 만성질병이 될 뻔했다고 한다.
다행히 지금부터 치료하면 3~4개월이면 완치된다고 한다.
만약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나는 또 한번의 상실감을 맛봐야 했을 것이다.
건강을 잃는 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마치 이별과 같이...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좌절감을 안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약 암환자였다면? 불치병에 걸려버렸다면?
알츠하이머? 시한부인생? 좌우간 못고치는 난치병에 걸려버렸다면?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겪을 좌절감과 고통은 감히 상상해보기도 힘들다.
내가 가진 모든 것과 바꿔서라도 건강을 되찾고 싶겠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을 도저히 인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인생 뭐 없다.. 라는 말이 있던가. 정말 인생 뭐 없다.
아무리 잘 나가는 인생이어도 아파버리면 그냥 끝나는 거다.
세상에서 가장 센 권력과 재력조차도 한순간에 의미없어 지는거다.
스티브 잡스조차 췌장암 앞에서 무릎꿇어버린 것 처럼...
나라는 존재가 그냥 허공으로 없어져 버리는 거다.
상상이 되는가?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는 그 느낌이.

내가 나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드는 위협들,
정상적으로 숨 쉬고, 밥 먹고, 잠 자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러한 모든 인생사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수도 있는 무서운 위협.
천만금, 억만금을 다 갖다 바쳐도 돌이킬 수 없는 그런 위협.
아파보기 전에는 그런 위협을 느낀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난 태생이 건강하고 평생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금 나로서 온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또한 계속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습관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쁜 습관대로 몸은 계속해서 안좋아지고 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끼니 거르지 않고 먹고, 밤에 일찍 자고,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겠다.
자주 가는 미용실의 머리 깎아주는 형이 말하길,
내 몸 하나 건강하면 세상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고 했다.
근데 그 말이 진짜다. 돈이고 명예고 사랑이고 건강이 없어지면 말짱 헛거다.
제대로 살아있고, 건강해야 도전도 하고 쟁취도 하는거다.
또한 건강해야지만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오래오래 알콩달콩 살 수 있는거다.

고로 건강이 무조건 1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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